
🚇 홀랜드파크역에서 스트랫포드역으로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는 올림픽 주 경기장이 위치한 올림픽 파크.
어제는 하이스트리트켄싱턴역에서 호스텔로 왔었는데, 오늘은 일단 홀랜드파크(Holland Park)역으로 왔다. 호스텔이 두 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편리한 쪽으로 선택하면 된다.
여기서 올림픽 파크가 있는 스트랫포드(Stratford)역 까진 빨간색 센트럴 라인(Central line)으로 바로 이어져 있다.


역이 꽤 오래되었다는 느낌이었는데, 1900년 7월 30일에 오픈했다고 한다. 하긴 1800년대 런던엔 이미 땅 속으로 이런 지하철이 다니고 있었겠구나. 산업과 기술의 발전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었을 것이다.
오늘은 축구 티켓 구입 때 같이 받은 0~9 존 원데이 트레블 카드(One day travel card)를 사용할 예정이다. 존(zone) 별로 요금이 달라지는 런던 지하철 요금제가 머리 아프던 찰나였는데, 요 티켓 덕분에 머리 아플 일이 하나 줄었다.
지하철 개찰구에 트레블 카드를 넣으니 삑 소리와 함께 반대편에서 다시 튀어나온다.

잠시 후 열차가 도착했다.
역은 한산했던 반면, 열차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정장을 차려입고 신문을 펼쳐든 아저씨부터, 나와 목적지가 같아 보이는, 각양각색의 응원의상을 챙겨 입은 관광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들어서 있다. 옆자리 남매는 귤을 가지고 티격태격 중.

그리고 그 옆엔 앞 구르기 하며 봐도 아메리칸인 🇺🇸미국인 아주머니 한분이 계셨다.
어쩌다 눈이 마주쳐 눈인사를 하고, '외국인 만났을 때 하는 대화 part 1'을 시전 했다. 헬로, 하우 아 유, 아임 파인 땡큐 앤유?
그러다 아임 프롬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니, 반색을 하며 Bibimbap, Kimchi 등의 단어를 나열하기 시작한다. 이거 무한도전 뉴욕 편에서 보던 장면이다. 알고 보니 남편이 주한미군. 이 분도 한국에서 좀 살았었는 듯.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자신 있게 미소를 지어준다.


드디어 스트랫포드역에 내렸다. 미국인 아주머니와 옆자리 어린이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커다란 핑크빛 화살표를 따라 올림픽 파크로 향했다.
가는 길은 커다란 핑크빛 화살표와 빼곡히 서 있는 자원봉사자 덕분에 길을 잃으래야 잃을 수 없었다. 게다가 마이크를 든 자원봉사자들은 "웰컴 투 올림픽 파크~", "10분만 힘내면 곧 도착해요~", "오 거기 아가씨 쏘 쿨"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신나게 길 안내를 하고 있었다.
올림픽이라는 축제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 여기는 2012 런던, 올림픽 파크!
📍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 Queen Elizabeth Olympic Park


걷다 보니 올림픽 파크(지금의 이름은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공원)가 눈에 들어온다. 처음 봤을 땐 우와! 했는데, 생각보단(?) 단출하면서 심플하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대부분의 경기장이 올림픽 이후 철거되거나 이동, 혹은 대여(무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용으로)될 예정이라고 한다. 참고로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은 이후 런던 스타디움이라는 이름으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이 되었다.


다음은 제일 걱정되던(?) 순서였던 티켓 수령. 한국에서는 세방여행사에서 올림픽 티켓 발권을 대행하고 있었고, 그래서 해당 여행사를 통해서만 올림픽 티켓이 구입 가능한 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추첨으로 진행된 탓에 한 장 밖에 표를 구매하지 못했고, 이후 중고나라에서 한 장을 더 구하긴 했지만 뭔가 아쉬웠던 나. 올림픽 공홈에서 다섯 장을 구입해 버렸다. 공식 사이트에선 영국 거주자만 이용하라는 공지문이 올라와 있었긴 하지만, 영국 호스텔 주소를 입력하고 가입하니 어찌어찌 예매가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photo가 붙어 있는 ID카드를 준비하라는 말에 여권을 보여주니 티켓을 무사히 수령할 수 있었다. 오예!

입구에선 영국 군인들이 보안검색을 하고 있었다. 꽤나 꼼꼼히 살펴보고 들여보내주었다.
마치 비행기를 타는 것처럼, 음식류, 액체류 등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혼자 갔지만 어떻게든 사진을 남기고 싶어 자원봉사자분께 촬영을 부탁드렸더니, 최선을 다해 다양한 각도와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 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참 감사한 분들이다. 전 세계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게 어디 보통일인가.


저 멀리 웅장하게 세워진 올림픽 스타디움의 모습이 보인다. 그 옆으론 흉물 논쟁이 붙고 있는 나선 모양의 조형물, 아르셀로미탈 오르빗(ArcelorMittal Orbit)이 세워져 있다. 당시 이름은 그냥 오르빗.
2016년엔 여기에 미끄럼틀이 추가되어 세계에서 가장 높고 긴 슬라이드가 되었다고 하던데, 현재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지 궁금하다.



음식물 반입이 안 되는 대신에 안에 있는 편의점 및 맥도날드 등에서 먹거리를 팔고 있었다.
영국 물가와 축제 물가의 콜라보로, 스프라이트 한 병과 샌드위치 하나를 샀을 뿐인데 우리 돈으로 7,000원 정도 쓴 것 같다. 담부턴 미리 배 좀 채우고 와야지. 가난한 여행자의 삶이란 먹을 때 제일 서럽다.


간단히 배를 채우고, 한국에서 사 온 악마 머리띠와 태극기로 '나 한국인이오'를 200% 표현하며 경기장으로 향했다.
나의 인생 올림픽 첫 경기는 바로 🤾핸드볼!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아 나섰다.
20120801(수)
런던 올림픽파크
Nikon D70s + Tamron 18-200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