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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16_오스트리아, 체코

[2016 오스트리아&체코] #1-2. 터키항공 TK091 비즈니스 클래스

  10월 15일 23시 10분, 인천발 이스탄불행 터키항공 TK091편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날 우리 말고도 결혼한 커플이 한 둘이 아닌가보다. 여기도 커플 저기도 커플, 심지어 내 옆에 앉은 두 남자도 커플로 보이는 마당에 우리는 떨어져 있구나.

  그나저나... 두 발을 쭉 뻗어도 발이 안닿는다. 내 옆 남자 포리너들은 확실히 기럭지가 길어서 그런지 저 앞에 발을 올리고 앉아 있다. 이럴땐 다리 짧아서 좋은거 맞지? 일단 주섬주섬 짐을 정리하고 자리에 앉았다. 

모니터가 넘 멀다

웰컴 드링크는 오렌지 주스로~

2-3-2구조의 비즈니스석

  아내는 저 앞쪽 칸막이 너머에 앉았다.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는 거리다. 아쉽지만 한 잠 푹 자면 볼 수 있겠지 싶다. 앉아 있으니 잠이 솔솔 온다. 근데 잠이 올때마다 자꾸 승무원이 온다. 이쪽 통로 승객 담당이라며 자꾸 필요한게 없는지, 불편한게 없는지 묻는다. 

당신이 자꾸 와서 불편해요

라고, 눈으로 웃으며 속으로 말했다.

자정이 넘었는데 메뉴판을 준다

그리고 요렇게 이불도 펴준다.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인천공항 활주로를 내달리다, 까만 밤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또르륵) 그러거나 말거나 비즈니스석 탐험에 정신이 없는 영천촌놈은 이것저것 만져보기 바쁘다. 일단 지친 다리를 쭉 펴고 살짝 누웠다. 노곤노곤... 

  날 불편하게 하는 프로불편러(?) 승무원님은 잠시 나보고 일어서라 하더니 열심히 이불을 깔아 주신다. 아이고, 온몸이 황송해서 미치겠다. 이제 불편하게 해도 그러려니 해야지. 좀 있으니 뭔가 잔뜩 적힌 메뉴판도 주신다. 열심히 골라서 다시 드렸다. 설마 지금 주는거? 졸린데...

이어폰 따위... 여긴 헤드폰이다.

  * 기내에 와이파이가 된다.

  저 건너편 벽에 와이파이 표시가 보인다. 에이 설마? 하며 폰을 비행기모드 상태에서 와이파이를 활성화 시켰다. 오 근데 와이파이가 잡힌다. 세상에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쓰는 와이프와이파이라니. 속도는 그냥 쏘쏘한 정도. 카톡 주고 받는덴 문제 없지만 사진 전송은 조금 속터진다. 하지만 이게 어디야.

  덕분에 긴긴시간 날아가는 동안 결혼식에 오신 하객 한 분 한 분께 카톡을 보낼 수 있었다. 참고로 비즈니스석은 와이파이도 공짜. 이코노미에서는 유료.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꽤나 비쌌던 기억이 난다.

셰... 셰프?

  * 기내에 셰프가 탄다.

  잠이 솔솔 온다. 한국시간으로 이미 새벽 1, 2시쯤 되었을 것 같다. 그런데 내 촉(&텅 빈 위장)이 자꾸 자면 안된다고 마음의 소리를 전해온다. 터키는 지금이 저녁시간쯤 되었으려나. 

  아니나다를까, 어디서 음식 냄새가 솔솔 난다. 그런데 잉? 저 멀리 셰프 모자를 쓰신 분이 승객 한 명 한 명 서빙을 직접 하고 있다. 터키항공의 이른바 '플라잉 셰프'다. 비즈니스석에서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을 저 셰프분이 직접 날라주시니.. 오장육부가 감동의 셔플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에블데이암셔플링~

  그렇게 꼭두새벽에 만찬이 시작되었다. 자고로 음식은 남기는거 아니랬다. 저녁도 못먹었으니 이건 야식이 아니야, 늦은 저녁이야...

어떻게 먹을지 몰라서 옆 포리너들 눈치 보며 한입에 쏙.

뭔가 한 발 늦게 나온 느낌인데 하여튼간에 터키항공은 땅콩 까서 준다.

스프와 샐러드. 왼쪽 위 LED 촛불(?) 무지 탐났다.

메인 요리인 양고기 스테이크. 맥주와 함께.

승무원이 디저트 카트를 끌고 다닌다. 원하는걸 고르면 됨.

넘나 배불렀지만 그와중에 바나나 푸딩 먹음.

  열심히 저녁(?)을 먹고 나니 잠이 솔솔 온다. 불도 꺼지길래 아 이제 잘시간이구나 싶었다. 그대로 눈감고 기절함.

  그리고 아침이 오는 소리에 다시 기상! 누가 보면 평소에 아침 꼬박꼬박 챙겨먹고 출근하는 줄 알겠다 아주.

조명이 이상할때 찍은 과일들

아침 메인 요리. 구운 채소들과... 뭐였더라.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얼추 아침 먹은 기분인데, 터키는 아마도 꼭두새벽일테다. 그래서 그런지 저녁보단 간단한 느낌이지만 생각보단 배부르다. 항상 비행기 탈 때마다 사육당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정도 사육이면 괘... 괜찮은데?

  다리도 움직여볼 겸 자리에서 일어났다. 뻗어도 다리가 닿지 않는 자리에서 푹 자서 그런지 몸이 개운하다. 아내의 자리로 가보니 화장실을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온다.

셀카가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았다.jpg

핸드크림부터 치약까지 이것저것 들어있는 편의용품들.

  현지시간 새벽 4시 30분, 약 11시간 20분의 비행을 마치고 비행기는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혹시라도 IS의 미사일 공격이나 군부 쿠데타가 있을까 0.1%정도 걱정했지만, 11시간만에 다시 꾀죄죄하게 만나 환승동에서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다 보니 걱정따윈 이내 사라졌다. 

  어쨌거나, 또 다시 유럽이다 -  유럽 스멜을 느껴보자, 킁킁.


20161016 Gate No.27 by 민군:-)

Nikon D3300 + 18-55mm

gateno27.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