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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주/2019_미국(괌)

[2019 미국(괌)] #3-3. 두짓타니 근처에서 밥 먹는 이야기(아이홉 투몬/두짓타니 괌 리조트/씨그릴)

#밥시간이 지났다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아가나 대성당과 스페인광장 근처에서는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날씨도 비가 오락가락하는 통에 차 안에 어둠의 오오라가 번질 때쯤, 전 세계 맛집이 모두 모여 있다는 네이버(?)에서 검색한 한 식당도 하필이면 오늘 영업을 하지 않는 날이었나 보다. 나나스 카페(Nana's cafe)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었는데, 어쩐지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더라니. 일단 여기도 다음에(?) 다시 오자. 

그땐 몰랐지, 1년 뒤에 역병이 창궐하게 될 줄이야.

문을 닫은 나나스 카페. 뜬금없지만 나영석 PD가 생각이 났다.

일단은 오후에 체크인도 해야 하니, 두짓타니 괌 리조트 근처로 차를 몰았다. 리조트에 연결된 쇼핑몰(더플라자)에 가면 뭐라도 있지 않을까 싶었고, '아이홉(IHOP)'이라는 이름의 식당을 하나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길가 한 구석에 차를 주차하고, 막 깨어난 아이를 안고 가게로 향했다. 

IHOP tumon

판매하는 메뉴가 매우 다양했는데(김밥천국?),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있을 때여서 손님도 많이 없고 한가했다. 일단 간단하게 요기를 하기로 했다. 아이홉이 International House of Pancakes의 약자라는데 맞는지 확인을 위해(?) 팬케이크와 샌드위치 종류를 주문했다.

맛은 뭐, 예상 가능한 이미 알고 있는 그 맛. 하지만 배가 무지하게 고팠기에 순식간에 해치웠다.

온이는 팬케이크 대신 이유식 냠냠
일용한 점심

Dusit Thani Guam Resort

다시 차를 몰고 바로 옆 두짓타니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딱 봐도 고급져 보이는 호텔 로비를 지나 체크인을 하고, 방 키를 받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열심히 걸었다. 복도 제일 끝 방이다. 왜 이렇게 멀어?라고 살짝 짜증을 냈는데, 생각해 보니 사전에 호텔에 이런저런 요청사항을 적어서 메일로 보냈었고, 그중 하나가 잘 때 예민한 온이를 위해 가급적 엘리베이터와 먼 곳의 방을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었던 기억이 났다(그 외에 고층, 뷰 좋은 곳, 아기 침대 혹은 침대 가드, 전자레인지, 제습기 등도 요청했었다. 좀 진상인가?).

역시 범인은 이 안에 있다. 이건 진리.

그리고 방 문을 여는 순간 모든 짜증은 태평양으로 날아갔다. 여기가 뷰 맛집이구나!

오션뷰!
수영장이다!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오션뷰

시원한 바다와 수영장을 보니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었지만, 온이의 낮잠 루틴에 따르면 지금은 잘 시간이다. 그리고 온이의 부모로 살면서 그 루틴에 익숙해진 우리 또한 잠이 솔솔 오기 시작했다. 뭐, 좋은 호텔에서 멋진 풍경 보면서 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렇게 밤이 되었다.

밤에도 멋진 두짓타니
방에서 바라본 두짓타니 옆 두짓비치리조트 수영장

Sea Grill Restaurant

점심을 팬케이크로 대충 때웠더니, 저녁 한 끼는 그래도 제대로 먹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 두짓타니 옆 '씨그릴레스토랑(Sea Grill Restaurant)'. 섬나라에 왔으니 뭔가 물고기를 냠냠해야 할 것 같다.

유아 동반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여기도 아이를 위해 이것저것 챙겨준다. 일단 아이 의자는 당연하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크레용과 색칠 공부 도안을 가져다준다. 아이를 향한 밝은 인사는 덤.

곧 엄마 아빠가 잡아 먹을 것들을 색칠해 보렴

조금 기다리니 저녁 메뉴가 서빙되었다. 샐러드도 냠냠, 새우도 냠냠. 스테이크도 맛있게 잘 먹었다. 구글맵 리뷰를 보면 점수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닌 것 같지만, 평소에 칼질하는 레스토랑 자주 안 가는 우리 가족에겐 너무나 맛있는 한 끼였다.

맛있는 저녁
새우는 새우새우
소는 음메

구글 지도 첨부하려고 보니, 지난해(2023년 3월) 폐업했다고 한다. 코로나 기간동안 다들 힘들었던 탓일까. 여행기를 쓰며 기억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요즘, 우리가 함께 갔던 그 장소들이 참 많이 그립다.

아무튼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 왔다. 내일은 수영장과 바다 정복을 위해 떠나 보자. 그런데 힐튼에서 보았던 온이의 모습을 보아하니, 내일도 쉽지 않을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든다.

그리고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지.

20190117 Gate No.27 by 민군:-)

Nikon D3300 + Nikkor 17-55mm f2.8

gateno27.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