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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주/2019_미국(괌)

[2019 미국(괌)] #3-1. 괌에서 티내는 가톨릭 신자의 삶(아가나 대성당)

#순식간에 지나간 힐튼 2박

다음 체크인까지 뭐하지?

어느덧 3일차 아침이 밝았다. 이번 괌 여행은 힐튼 2박, 두짓타니 2박으로 계획했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좋은 숙소(?)에 가보고 싶은 욕심이었다. 물론 힐튼도 나쁘진 않았지만, 두짓타니 후기를 읽다 보니 어느덧 나도 모르게 결제를 하고 있었다. 역시 왼손이 하는 일은 오른손이 몰라야 제맛이다. 이것이 바로 가톨릭 신자의 삶 아닐까.

그렇게 체크아웃을 위해 짐을 싸면서, '아 그냥 여기서 쭉 있을걸'이란 생각을 한 150번 정도 한 것 같다.

아침부터 몸개그 중인 해온

아빠 나 불렀수?

열심히 짐을 싸고 오전에 체크아웃 후 호텔을 나섰다. 하지만 두짓타니 체크인은 오후. 중간에 해온이 낮잠타임도 있고, 점심도 먹어야 한다. 일단 스페인광장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하늘은 파랗고 바다도 덩달아 파랗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날씨다. 창밖을 감상하던 해온이는 어느덧 잠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스페인광장에 거의 도착... 어쩔수 없이 차를 계속 몰았다. 괌 해군 기지도 보인다. 

낯선 곳에서의 운전이지만, 생소한 풍경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다. 다만 킬로미터가 아닌 마일로 표기된 속도계기판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속도를 내고 있었다. 조심해야지.ㅠㅠ

KPH가 아닌 MPH

잠시 후 해온이는 낮잠에서 깨어났고, 우리는 원래 목적지인 스페인광장 근처에 차를 세웠다. 광장 옆엔 꽤 커다란 규모의 하얀 성당이 있었다. 괌 최대의 성당이자 북마리아나제도 가톨릭의 총 본산인 아가나 대성당(Dulce Nombre de Maria Cathedral Basilica)이다. 때마침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났어 성당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어딜 가든 가톨릭 신자 티를 낸다. 정작 주일은 잘 못 지키면서. ^^

아가나 대성당 외관

평일 낮이라 그런지 성당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금 여유있게 의자에 앉아 성당을 둘러 보았다. 약 2주전 '마르첼라'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은 해온이는 성당이 신기한지 의자에 앉아서 두리번거린다. 그 모습이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 

여기가 어디지?

갸우뚱(심쿵)

성당 내부는 유럽에서 봐 왔던 그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신 심플하면서도 웅장하고 옛스러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제대 뒷 편 벽이 하늘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이, 마치 이곳 괌을 상징하는 색깔인 것 처럼 느껴졌다. 하늘, 물, 여름,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의도한 건지, 아니면 재건하면서 그냥 좋아하는 색으로 칠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군데군데 보이는 창문엔 나름 화려한 조명이 스테인드글라스가 나를 감싸네 자리하고 있었다. 하나씩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 빈 성당에서 시간을 보냈다.

나의 하늘아 나의 바다야

심플한 외관에 스테인드 글라스로 포인트를 줬다.

세로로도 한 컷

조금 있으니 비가 그쳤다. 밖은 흐렸다가 다시 밝아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하얀 성당 외관이 하늘빛에 따라 하얗게도, 회색 빛으로도, 때로는 따뜻하게도 보인다. 그 빛을 온전히 담아 내기엔 카메라의 한계를 느꼈다.

비 개인 오후

조금씩 파란 하늘이 보인다.

성당 밖으로 나왔다. 바로 옆 스페인광장을 조금 둘러 본 후, 호텔 체크인을 위해 이동하기로 했다. 배가 조금 고프기도 하고, 예정에 없던 해온이 낮잠 때문에 일정이 꼬이기도 했지만, 원래 계획은 바뀌라고 있는 거 아니겠어? (INFP의_흔한_생각.txt)


20190117 Gate No.27 by 민군:-)

Nikon D3300 + Nikkor 17-55mm f2.8 

gateno27.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