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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주/2019_미국(괌)

[2019 미국(괌)] #1-2. 이어지는 험난한 여정(진에어기내식/세관신고서/공항렌터카)

#잠들지 않는 해온

40시간 같았던 4시간의 비행

21시 10분 출발 예정이던 진에어 LJ643편은 항공기 연결관계로 조금 지연되더니, 승객을 모두 태우고 난 이후에도 활주로에서 한 시간 가량 대기를 했다. 그날 밤 이륙 대기중인 비행기가 많았던 모양이다.

덕분에 비행기 타기 전 겨우겨우 잠에 들었던 해온이는 다시 깼다. 그리고 비행 내내 울다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했다. 괌 가는 비행기 안에 아기들 많다더만, 이날따라 없었던 모양이다. 좁은 비행기 안이 해온이 울음소리로 가득 찬다. 나와 아내의 멘탈은 바스스... 

기내식... 아니, 기내 간식이 나왔다.

훈제란+머핀의 숨막히는(?) 조합.

불이라도 좀 끄면 해온이가 잘 잘까 싶다만, 아직 불이 꺼지려면 멀었나보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이지만 간단한 기내식이 나왔다. 훈제란, 삼각김밥, 머핀의 조합이다. 미국땅인 괌엔 요 기내식들을 갖고 내릴 수 없다는 방송이 나온다. 그렇다면 얼른 뱃속으로 집어넣어야지.

세관신고서를 작성해 보자

깨알같은 NO MEAT

기내식을 다 먹은 이후에 불이 꺼질까 싶었는데, 이번엔 입국서류를 나누어 주느라 분주하다. 우리는 이미 이스타 비자, 즉 전자여행허가서(ESTA)를 신청했기 때문에, 세관신고서(가족당 1부)만 받아서 작성했다. 종이 생김새가 OMR카드를 닮았기에 왠지 구기거나 접으면 안 될 것 같다. 마킹도 꼼꼼하게 해야겠다. 

대부분 항목엔 '아니오'를 체크했지만, 한군데 걸리는 것이 있었다. 9-(d) 항목의 '생과일 및 채소 혹은 식물 재료로 만든 품목을 포함하여 식물 혹은 식물 일부'라는 내용이었다. 육류 반입이 안되는 건 알고 있어서(그래서 라면도 반입이 안된댄다. 라면 스프에 고기 성분이 있으니) 해온이 이유식에서도 고기를 죄다 뺐다. 뭐 그러니 남은건 당연히 식물성(?) 음식들. 

일단 '예'에 체크를 하고, 아래쪽에 구구절절 적었다. 참고로 모두 저렇게 대문자로 적어야 한다. 

- BABY MEAL(NO MEAT)

- SOME RICE SNACKS FOR BABY

제대로 못잤지만 해맑은 해온.

잠시후 불이 꺼졌고, 해온이는 엄마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가 깨서 울길 반복했다. 그나마 우리 자리가 거의 맨 앞쪽이었고, 승무원과 통로쪽 승객분이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울자마자 안고 나갈 수 있었다.

아기는 우는게 당연하지만, 분명 누군가에겐 듣기 싫은 소음일 것이다.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으면서도, 한편으론 사람들이 조금씩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정답이 없어서 더 어려운 문제다. 아무튼 부모가 되고 나니, 다른 아이의 울음 소리, 그리고 그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부모의 모습이 더 짠하게 다가온다.

괌에 도착하면 유나킴이 환영해줌.

괌의 언어인 '차모로어'로 적힌 인삿말. 하파다이!(=Hello!)

그렇게 전쟁같은 비행시간이 흘러갔고, 마침내 비행기는 괌 안토니오.B 원 팻 국제공항(Antonio B. Won Pat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비행기에서 내렸다. 이 시간에 도착하는 비행기는 대부분 한국 비행기인가 보다. 죄다 한국인이다. 

심지어 광고판에도 김연아 선수의 얼굴이. 나는 LGU+ 알뜰폰 가입자라 괌은 그냥 미국땅이네. (TMI)

1등으로 도착하면 뭐하나. 짐이 안나옴.

ESTA 덕분에 입국심사도 초 간단하게 통과했다. 일단 줄 자체가 거의 없었다. 사진 촬영과 열 손가락 지문을 모두 찍고 1등으로 수하물 찾는 곳에 도착했다. 짐보다 빨리 도착했으니 사람과 수하물 통틀어서 통합 1위^^... 이러면 일찍 온 보람이 없는데. 

캐리어 두 개는 빨리 나왔으나, 이유식박스가 늦게 나온 바람에 여느 승객들과 비슷하게 입국장으로 나왔다(참, 세관은 별 말 없이 무사통과~).

버젯 왼편에 허츠가 있다.

입국장에서 왼편으로 가면 허츠렌터카 오피스가 나온다.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한 차량을 찾으러 갔는데, 한국 직원분이 계셔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애기도 있고 짐도 많다며 차를 업그레이드 시켜주신 덕분에 스포티지를 렌트할 수 있었다. 사실 다른 나라까지 와서 우리나라 차를 운전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 그래도 업그레이드니 땡큐 쏘 머취.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주차장으로 가서 차량을 인도받았다. 프로모션 기간이라서 아이 카시트 무료, 그리고 기름 안채워 와도 되는 조건이다. 다만 네비게이션은 예약할 때 보니 유료길래, '구글맵 켜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차에 짐을 싣고 와이파이 기기를 켰는데, 엥, 충전이 되어 있지 않다. 일단 핸드폰 데이터를 켜고, 구글맵을 실행했다. 그러나 4년이 다 되어 가는 나의 아이폰6는 도통 GPS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새벽 3시가 넘어간다. 우린 오늘 호텔에 갈 수 있을까?

20190115 Gate No.27 by 민군:-) 

Nikon D3300 + Nikkor 17-55mm f2.8 

gateno27.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