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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주/2019_미국(괌)

[2019 미국(괌)] 프롤로그 - 11개월 아기와 함께 떠난 여행

프롤로그

해온, 따뜻한 나라로 떠나다

2018년 2월 7일 오전 9시 1분, 3.20kg의 건강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이름은 해온. '햇살이 온 누리에' 라는 의미로 지은 순 우리말 이름이다. 가끔 바다 해(海), 따뜻할 온(溫)으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다. 무슨 지구온난화도 아니고 말이다. 그럼 영어 이름... 아니 스페인 이름은 엘니뇨 킴?

아무튼 이름을 따뜻하게 지었으니,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네?)

아직 눈도 뜨지 못했던 첫날

맨 처음 생각했던 여행지는 괌이었다. 괌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면 대부분 다 아이아기들이라고 하니, 울어도 크게 부담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던 중 호주에 사는 아내의 지인이 호주여행을 권유했고, 귀가 습자지보다 1나노미터만큼 더 얇은 우리 부부는 바로 콴타스항공을 통해 인천-시드니-멜버른 비행기 티켓을 예매해버렸다. 그때가 지난 4월, 해온이 100일도 안되었던 때다. 무식하면 용감하ㄷ...

그리고 지난 10월엔 제주도를 다녀왔다. 비행기 탑승 예행연습이었던 셈이다. 그때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 아니,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가는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구나.

몇 달 뒤인 12월, 결국 호주가는 비행기표는 환불을 받았다. 1인당 30만원의 위약금이 있었지만, 눈 앞에 고생길이 훤한데 굳이 그 고생과 맞서 싸울 필요는 없어 보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냥 괌이나 다녀오자"

'그냥' 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 머리박어... 

일단 급히 표를 구했다. 이미 대부분의 저렴한 비행기표는 매진이었지만, 워낙 괌 가는 비행기편이 많다 보니 표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우리의 선택은 진에어. 가는 편은 밤비행기다. 비행기 안에서는 자겠지? 라는 생각으로 예매했다. (과연?)

그리고 하나 둘 씩 여행준비를 시작했다. 숙소를 정하고, 차를 빌리고.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두사람에서 출간된 <오! 마이 괌> 책자와 네이버 카페 '괌 자유여행 길잡이(이하 '괌자길')'를 많이 참고했다. 그나저나 해온이 짐이 제일 걱정이다. 옷, 분유, 이유식, 장난감 등등 챙겨야 할 것이 산더미다. 결국 출발 전날 이마트를 가서 큰 캐리어를 하나 더 구입했다. 이제 짐이 다 들어간다. 웬만한 짐들은 캐리어 두 개에 다 넣었다. 이유식은 스티로폴 상자에 아이스팩과 함께 넣어서 수하물로 보낼 계획이다.

물에 젖어 쭈글쭈글해진 가이드북.

드디어 1월 15일, 첫 날이 밝았다. 짐 싸느라 지친 두 영혼은 이미 의욕을 잃었다. 어쨌거나 출발해 보자. 차 트렁크와 조수석에 짐을 가득 싣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로 출발했다. 몇 시간 후면 미세먼지도 추위도 없는 따뜻한 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라 기대하면서 말이다.

출발하는 날 아침. 세상 편하게 분유 드시고 계심.


20190115 Gate No.27 by 민군:-)

Nikon D3300 + Nikkor 17-55mm f2.8

gateno27.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