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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주/2019_미국(괌)

[2019 미국(괌)] #2-2. 해온, 첫 수영장 도전(힐튼 괌 수영장/비치인쉬림프)

#최물개는 물을 좋아해

하지만 해온이는 물을 싫어해

아침을 먹고, 잠깐 볼일을 본 후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점심 먹을 시간이 지나있다(응?).

여기까지 왔는데 수영장에 안 들어갈 수 없다. 이미 한국에서 수영복, 튜브, 방수기저귀 등 물놀이 용품을 잔뜩 사서 가방에 싸 왔으니 말이다. 검색해보니, 수영장 옆에 '트리바(Tree Bar)'라는 이름의 식당이 있다고 한다. 수영 준비를 해서 내려간 후, 거기서 간단히 점심을 먹어야겠다.

아내는 해온이를 태울 오리 모양의 튜브를 꺼냈다. 밑에서 바람을 넣어주려나? 혹시 돈 받으려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건낸다. 리코더로 다져진 폐활량을 여기서 써먹을 줄이야. 열심히 바람을 넣고 굉장히 배고파진 상태로 아래로 내려갔다. 조식 식당인 아일랜드 테라스 쪽으로 가면, 수영장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한적한 트리바

해온인 과자 냠냠

일단 트리바로 향했다. 배가 고프니 뭐라도 좀 먹자. 메뉴를 보니 샌드위치, 햄버거 등을 파는 가게인가 보다. 괌 오기 전부터 노래를 부르던 햄버거를 두 개 시켰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른 메뉴 두 개 시킬걸 그랬다. 내가 알기론 햄버거는 분명 패스트푸드인데... 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 햄버거 두 개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사이 해온이는 징징징. 

해온이 볼 터지겠다

풍성한 포테이토 사이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햄버거는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었다. 크기도 크기였지만, 패티를 미디움웰던으로 구우면서 빵도 같이 구웠는지 꽤나 딱딱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생각했던 우리 잘못이겠지. ㅠㅠ 

빵 사이엔 치즈, 소고기, 양상추가 곱게 쌓아 올려져 있었다. 일단 나는 무지 배가 고팠으니 꾸역꾸역 열심히 다 먹었다. 감자튀김도 냠냠. 아내는 좀 많이 남겼다. 근데 이거 하나가 18달러, 약 2만원 정도. 둘이서 햄버거에 4만원 넘게 쓴 셈이다. 가격 실화냐...?!?

햄버거는 목이 메였지만, 메인은 수영장이니까. 일단 들어가자! 

자리에서 일어나자, 후두둑, 소나기가 내린다.

한적한 수영장

맘같아선 얼른 뛰어들고 싶지만...

비는 금방 그쳤다. 다행이다. 선베드에도 그리 사람이 많지 않다. 얼른 자리에 짐을 두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목표(?)는 해온이니, 아이들이 앉아서 놀기 좋은 유아풀장으로 고고! 

그리고 해온이는...

울고

또 울고

계속 울었다.

저렇게 열심히 울어대니 우리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늘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며 물장난을 치다 보니, 수영장의 차가운 물은 무섭고 싫은 모양이다. 

내심 앉아서 첨벙첨벙 물장난을 치는 모습을 기대했건만, 어쩔 수 없다. 유아풀장 옆에 있는 조그마한 워터슬라이드 두어번 타는 걸로 수영장 이용 끝! 수영장 입구에서 비치타월을 받아서 몸을 닦고 방으로 돌아왔다(비치타월은 나중에 프론트에 반납했다).

그리고 이어진 오후 낮잠. 드르렁.

그렇게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힐튼 근처 식당을 찾아보니, '비치인쉬림프'를 추천하는 글이 보이길래 일단 그곳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비치인쉬림프 2호점. 1호점은 두짓타니 근처인가보다.

힐튼 근처 비치인쉬림프!

엄마랑 짠!

"Hafa Adai!"라는 경쾌한 인사와 함께 점원들이 우리를 반긴다. 식당엔 역시나 대부분 한국인들인 듯 하다. 

경쾌한 점원 A는 "Hello, Baby~"를 외친다. 해온이는 운다.

명랑한 점원 B는 "Hi Baby~"를 외치며 해온이 발을 만져본다. 해온이는 엄마한테 안기며 운다.

점잖은 점원 C의 딸은 해온이 또래인가보다. 엄마들끼리 이야기를 나눈다. How old is she? 부터 시작하여 비행기 안에서 힘들었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와중에 A와 B는 해온이 관심을 끌기 위해 자꾸 출몰한다. 해온이는 운다. 이런 유쾌한 직원들 같으니라고.

오늘의 저녁식사

코코넛 쉬림프. 코코넛은 어디에?

요건 캘리포니아롤!

생각해보니 괌에서 먹는, 제대로 된 첫 식사이기도 하다. 코코넛 쉬림프와 캘리포니아롤을 시켰는데, 낮에 먹은 햄버거에 비하면 합격점을 주고 싶다. 튀김이다보니 조금 느끼한 감도 있었지만, 그래도 새우를 원없이 먹었다. 근데 미국 사람들은 이 많은걸 어찌 한 끼에 다 먹는담. 남는 음식은 포장을 해서 호텔로 가지고 왔다.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씻고 짐 정리하다보니 어느덧 잘 시간. 뭘 했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하루가 지났다. 비행기 타고 오느라 꽤나 진뺐던 어제에 비하면, 그래도 조금은 더 나은 오늘이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나은 날이겠지.

아, 체크아웃 해야 하는 구나... 짐은 언제 싸지? 모르겠다. 내일 걱정은 내일 하자.


20190116 Gate No.27 by 민군:-) 

Nikon D3300 + Nikkor 17-55mm f2.8 

gateno27.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