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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16_오스트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2-3. 할슈타트 왼쪽으로 빙빙 돌아라 / 할슈타트 산책 로그 / 숨은 한글 찾기

유유자적, 우아한 백조

점심을 먹기엔 아직 이른 시간, 우리는 할슈타트를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뭔가 많은 걸 하지 않더라도 참 좋다. 마을 전체에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쉴 새 없이 이동하는 K-여행자보다, 한 템포 쉬어가는 여행자에게 참 잘 어울리는 곳이다. 엊그제 결혼식을 올리느라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 같은 여행자들에게 말이다.

할슈타트에서 찾은 한글

잘츠부르크(Salzburg)라는 이름 답게, 소금(Salz)을 파는 가게들이 여기저기에 참 많다. '천연소금'이라는 말이 세계 여러 나라 말로 붙어있기도 하다. 한글 글씨만 어디서 디스크 조각 모음 한 것처럼 쓰여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그래도 굴림체보단 낫다
다양한 종류의 천연 비누들(RUSH 아님 주의)

천연 소금, 천연 비누 등 다양한 물건들을 길거리에 내놓고 팔고 있는 모습이 다채롭다. 우리 취향은 아니라 선뜻 구입하진 않았지만,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곳이다.

여기저기 골목을 다니다 보면 길은 다시 호숫가로 이어진다. 광각으로도 찍어보고, 망원으로도 담아 본다.

다시 찍어보는 엽서 풍경 하나
이번엔 조금 광각으로 찍어 보았다
아내와 서로 찍어주기

한 쪽으로만 돌다 보면, 가끔 반대편 풍경을 놓칠 때가 있다. 그럴 땐 일부러 고개를 돌려 반대편을 바라본다. 몸만 돌렸을 뿐인데,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또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을 때가 있다.

건물이 없는 반대편 호숫가를 바라 보았다.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다. 고이고이 내 마음속에 저장.

건물이 없는 반대편, 오직 하늘과 산과 호수만 카메라에 담겼다.
청둥오리도 둥둥
호숫가에서 이마짚

다시 호숫가를 떠나 골목으로 접어 들었다. 자동차가 거의 없는 길, 아기자기한 골목길에 적당한 단풍과 멋진 집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우리도 그림 속의 일부가 되어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산등성이의 멋진 집을 배경으로
다시 발견한 한글

골목길 어느 계단에서, '시간여행'이라는 한글을 발견했다. 할슈타트에서 두 번째 발견한 한글이다. 괜히 어깨에 국뽕이 차오르는 걸 느끼며(굳이?) 계단을 오르내렸다. 시간이 잠시 멈춘 것 같은 이곳, 할슈타트와 참 잘 어울리는 단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굴림체가 아닌 명조체라서 마음에 든다. 뭘 좀 아시는 분이 만들었군.

캐리어를 끌고 가는 여행자들
골목길 풍경

걷다 보니 다시 호숫가가 나와서, 엽서 같은 풍경을 한 두컷 더 찍어 보았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다. 나중에 꼭 다시 오면, 이곳에서 1박 이상 머물러 보고 싶다.

우리는 느리게 걷고 또 걸었다. 앞으로 함께 할 삶도 이와 같으면 참 좋겠다. 빠른 속도보다, 같은 방향으로.

20161017(월)

Hallstatt, Austria🇦🇹

Nikon D3300 + Nikkor 18-55mm f3.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