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제주도도 그랬고, 오키나와도 그랬다. 집으로 돌아가는 마지막날엔 항상 날씨가 좋다. 이쯤 되면 날씨요정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
포항에서 이틀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른 지역은 폭설🌨️ 때문에 고생이라는데, 여긴 첫날엔 비☔️, 그리고 오늘은 파란 하늘을 보여주었다. 여긴 눈에서 예외라는 듯이.
어레인지먼트 /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해안로 1804
기차 시간이 조금 남아, 오늘도 예전 추석때처럼 바닷가 근처 카페를 들렀다 가기로 했다. 검색 중에 알게 된 칠포해수욕장 근처, 흥해읍 오도리 카페 <어레인지먼트>. 🌊바다 뷰가 좋다는 리뷰를 보고 카페로 향했다.
월포리에서 용두리, 이가리, 청진리 해안도를 차례대로 거쳐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왼편에 하얗고 큰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꽤나 큰 대형카페다. 주차요원도 배치되어 있다.
오늘 하늘은 유독 파랬고, 그래서 그런지 카페의 하얀 외벽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사람이 많아서 얼른 자리를 잡으러 들어가는데, 예쁜 치즈냥이들이 보인다. 자연스럽게 내 발걸음은 또 멈춰 버렸다.
입구쪽에 고양이 집(?)과 밥그릇, 물그릇등이 마련되어 있고, 야옹이들이 예쁜 목줄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카페에서 잘 챙겨주고 있는 고양이들 같았다.
손님들의 사랑도 듬뿍듬뿍 받고 있는 예쁜 치즈냥이들이었다.
음료 가격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답게(?) 약간 높은 편.
요런 장소의 특성을 생각하면 그래도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비싼 가격은 약간 아쉽다.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커피를 홀짝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2, 3층도 자리가 있는 것 같았는데, 어린 아이들은 출입을 못하는 노 키즈 존 이었다. 나이를 기준으로 내리는 차별이라는 생각이 조금 들지만, 사장님의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커피와 디저트를 먹다, 잠시 바람을 쐬러 테라스로 나갔다. 뻥 뚫린 시원한 바다뷰, 그리고 약간 강한 바람에 끊임없이 몰아치는 동해의 파도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바람이 세긴 한데, 의외로 춥지 않은 그런 적당함이 참 좋다.
점프샷도 찰칵찰칵.
그렇게 놀다 보니 어느덧 기차 시간이 다가온다. 쏘카 반납을 하고 기차를 타야 하니, 이제 다시 서둘러 포항역으로 갈 시간.
가기 전, 자주 애용하는 Swarm이라는 앱(체크인 기록 남기는 용)에서 어레인지먼트를 선택하고 체크인을 했는데, 두 번째 방문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이게 무슨 일? 난 여기가 처음인데?
뭔가 궁금해서 네이버 지도로 과거 거리뷰를 찾아보았다.
2018년도 거리뷰를 눌러보니 익숙한 건물이 하나 나온다. 과거 경양식 레스토랑이었던 사랑의 유람선!
코로나 전후로 허물어지고, 지금의 어레인지먼트 카페로 새롭게 태어났나 보다.
나름 이쪽 해안로의 명물(?) 같은 건물이었는데 사라졌다니 아쉽고, 추억 몇 조각도 함께 사라진 느낌이다. 하지만 거리뷰 덕분에 이렇게 과거를 회상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행이기도 하다.
비록 과거의 사랑의 유람선은 사라졌지만, 오늘 또 다른 추억을 여기서 만들고 떠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때도 이렇게 블로그로 기억을 남겼었더라면 어땠을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기억을 기록해야겠다.
20250127(월)
포항 흥해읍 오도리 카페 <어레인지먼트> (구. 사랑의 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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