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좋아하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부터 필름 카메라와 친하게 지냈다. 한땐 사진관에서 알바를 하며 마음껏 필름 현상과 인화, 스캔을 마음껏 하던 호시절(?)도 있었다. 그렇게 지금도 필름과 나름 친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어느덧 지방에서 필름을 현상해주는 사진관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린 현실.
2월의 어느 토요일, 서울에 잠시 강의를 들으러 올라가는 김에, 집에서 잠자고 있던 필름 현상을 맡기러 현상소를 검색해 보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곳, <일삼오 삼육>.
일삼오 삼육 필름현상소 / 서울 중구 수표로6길 41 302호
일삼오 삼육 필름현상소. '135 + 36'인 것 같은데, 135는 35mm 필름 규격인 것 같고, 36은 뭐지? 보통 35mm 필름 한 롤에 36장짜리가 많으니까 36을 쓴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현상소를 찾아갔다.
위치는 충무로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2~3분 내외. 다만 간판이 없어서 찾느라 조금 헤매긴 했다.
어째 저째 건물을 찾았다. '모모새'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건물 3층인데, 계단을 오르면서도 '여기가 맞나' 싶은 생각이 조금 들었다. 오래된 건물이 주는 힙함과 음산함이 적절히 섞여 있다.
그리고 302호 도착!
굳게 닫혀 있을 것 같은 철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갔는데, 와, 여기는 또 다른 세계로 온 느낌이다. 각종 카메라와 필름들, 여러 소품 및 판매 중인 물건들이 은은한 조명 아래 전시되어 있다.
일단 오늘은 필름 현상과 스캔이 목적. 사장님께 필름 두 롤을 드렸다.
현상된 파일은 웹하드에 업로드 후 연락을 주신다고 했다. 그중에서 인화를 하고 싶은 파일이 있으면, 별도로 메일을 통해 인화 요청을 하면 된다. 인화는 택배 발송도 가능하다고 하셨다.
현상을 맡기고 잠깐 내부를 둘러본 후, 현상소를 나왔다.
사진보다 영상이 대세인 시대, 아날로그보다 디지털이 대세지만, 필름이 주는 대체불가한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이 감성일 수도 있고, 혹은 디지털보다 더 풍부한 계조일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디지털이 채울 수 없는 무언가를 소중히 채워주는 이런 공간이 참 반갑고 따뜻했던 하루였다.
20250201(토)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일삼오 삼육 필름현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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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삼오 삼육 필름현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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