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어느 무료한 주말, 아내는 대전에서 태국 악어쇼를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장소는 보문산 산자락에 위치한 <대전아쿠아리움>.
몇 년 전에 방문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기도 해서 다소 즉흥적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길에 네이버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권도 구입 완료.
대전아쿠아리움 / 대전 중구 보문산공원로 469
아쿠아리움도 식후경, <유끼> 방문기
아쿠아리움에 거의 다 왔는데, 딸의 화장실 이슈로 마음이 급해졌다. 눈치껏 아쿠아리움 앞까지 운전을 했는데 마침 바로 앞에 자리가 있어서 주차 완료. 하지만 화장실은 검표를 해야 들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설상가상, 네이버에서 구입한 티켓은 구입 1시간이 지나지 않아 발권이 안 되는 상황. 다행히 검표 직원의 배려로 급한 불을... 아니 물을 끌 수(?) 있었다.
아무튼 입장은 안 되는 상황이니, 일단 밥부터 먹자 싶어서 건물 1층 <유끼>라는 이름의 식당으로 고고!
유끼에서는 돈까스, 덮밥, 우동 등을 팔고 있었는데, 뭐랄까, 고등학교 때 학교 근처 분식집에서 먹었던 정겨운 맛이었다. 저런 느낌의 김치볶음밥을 어디선가 먹었었는데 도저히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기억 저 너머 어딘가에 기록되어 있는 그런 맛이었다. 적당히 맛있었다는 얘기.
1시간 경과, 이제 아쿠아리움으로 입장!
입장 후 제일 먼저 반겨주는 동물은 물범이다. 얼굴 빼꼼 내밀고 관람객을 반겨주는 이들의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좁은 수조를 평생 벗 삼아 살아갈 동물들의 삶에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쿠아리움을 둘러보는 내내 그런 마음이었다.
물범 뒷편으로 돌아가면 본격적으로 물고기들이 등장한다. 예전 방문했을 때 보다 뭔가 좀 더 알록달록 꾸며진 느낌이다. 나름대로 각 관별로 정해진 콘셉트에 따라 물고기들의 삶을 전시해 두었다.
아쉬운 소리 조금 더 하자면, 큐레이션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한글 문서로 디자인한 듯한 안내판은 너무하잖아...
전문 디자이너들을 적극 이용하시길 권장드리고 싶다. 아니면 미리캔버스라도 좀 써 보셔요.
실내 안내판이나 여타 인테리어적인 측면은 일단 넣어두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가득 채워줄만한 동식물들이 꽤 많이 전시되어 있다.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아이와 함께 와볼만한 곳임이 분명하다.
관람 동선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다양한 컨셉의 수조를 만날 수 있다. 그중엔 커다란 아치 터널도 있어서 마치 바닷속에 들어간 느낌을 주는 곳도 있고, 아쿠아플라넷이나 대전엑스포아쿠아리움처럼 거대한 대형 수조도 있었다.
마침 인어공주가 등장할 시간이라길래, 거대수조 앞에 방석을 깔고 앉았다.
예쁜 인어 복장을 입고 계속해서 물 속을 잠수하며 공기방울을 뿜어내는 공연. 예전 대전 신세계백화점에 있는 엑스포아쿠아리움에서도 본 적이 있다.
포토타임을 위해 바닥에 내려와서 숨을 참고 있는 포리너 인어님. 타국에 와서 참 고생이 많다.
3층으로 올라가면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한 미니 동물원이 있다. 악어쇼도 여기에서 열린다. 결제는 별도로 악어쇼장 입구에서 해야 한다.
사진촬영이 금지라 찍진 못했는데, 대략 태국인(?) 조련사가 악어 입에 머리 집어넣는 그런 내용. 사회자가 열심히 텐션을 올려줘서 아이들이 참 재미있어 하긴 했다.
3층에 있는 토끼, 기니피그, 미어캣 등의 작은 동물들에게 당근이나 밀웜을 줄 수 있다. 물론 먹이값 별도.
딸은 용감하게 밀웜을 선택해서 미어캣에게 던져 주었다. 어휴 징그러.
야외에 있는 좁은 사육장엔 백호, 재규어, 사자 등의 맹수들도 살고 있었다.
너희들 괜찮은 거지?
신기해하는 딸, 그 모습이 좋긴 한데 마음 한 켠은 불편한 나와 아내.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다.
3층 출구엔 작은 기념품샵과 카페가 있다. 난방이 잘 되지 않아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데도 꽤 추웠다.
3층에서 밖으로 바로 이어진 출구가 있어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나왔다. 겨울이라 해가 넘어가서 그런지, 또 보문산 산자락이라 그런지 꽤나 쌀쌀했다.
천적들 가득하지만 맘껏 움직일 수 있는 야생과, 천적은 없지만 평생 갇혀 살아야 할 동물원. 밸런스 게임을 할 수 있다면 오늘 만난 동물들은 무엇을 선택할까?
20241208(일)
대전아쿠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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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아쿠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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