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3일 차, 마지막 날이 밝았다. 날씨가 좋다. 이틀 내내 흐리고 비가 내렸던 제주는, 우리가 돌아갈 날이 되니 그제야 파란 하늘을 보여 준다.
아쉽긴 하지만, 꾸준히 오는 제주도이니 일단 짐을 꾸렸다. 떠나기 전에 숙소 앞 돌담길에서 깨방정 샷 찰칵찰칵.
금오름 /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1-1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마지막 일정으로 계획한 금오름으로 차를 몰았다.
가장 제주도 다운 풍경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는 다면 난 주저 없이 오름이라 답할 것이다. 너른 들판에 올록볼록 솟아오른 오름들을 보며, 땅이 뜨겁게 끓어올랐을 몇천 년 전의 제주 모습을 상상해 본다.
금오름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어제 내린 비로 촉촉해진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언덕길은 대부분 콘크리트로 포장이 되어 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덕분에 옷이 지저분해지지 않고 깔끔하게 등산을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단 경사가 있었지만, 표고 427.5m의 나지막한 오름이라 등반 진도(?)를 빠르게 나갈 수 있었다.
열심히 올라가다 호흡이 가빠올 때면, 잠시 뒤를 돌아본다. 꽤 열심히 올라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저 멀리 보이는 제주 농촌 풍경도 참 예쁘다.
입에서는 정인의 '오르막길'이 나도 모르게 자동재생 중.
가끔 바람이 불 때만 / 저 먼 풍경을 바라봐 /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이윽고 정상 부근에 도착했다. 백록담을 축소한 듯한 산정화구호, 왕매(또는 금악담) 풍경이 참 신비롭다. 이틀간 내린 비 덕분인지, 연못에 물이 제법 고여 있는 모습이다.
어제까지 비에 불평했었는데, 오늘은 태세전환 좀 해야겠다. 아마 저 연못에 살고 있는 맹꽁이들도 같은 마음일 거다. 맹꽁맹꽁맹꽁.
반대편을 보니 왕매 연못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주위를 천천히 걸어 반대편으로 넘어가 보았다. 하늘과 오름의 경계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꽤나 아기자기했다.
정상 부근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왔던 길을 거슬러 내려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땀도 좀 나고, 목도 말라 온다. 오름 초입에서 본 음료 푸드트럭과 카페를 생각하며, 열심히 걸어 내려갔다.
드디어 하산 완료. 9시 30분쯤 오르기 시작하여 정상 부근을 둘러보고 내려온 지금 시각은 10시 15분. 약 45분 정도를 만 6세 딸과 함께 올라갔다 내려왔다.
적당한 피곤함에 오히려 기분이 좋다. 이제 목 축이러 가자.
20240506(월)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Sony A7C + Tamron 28-75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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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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