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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16_오스트리아, 체코

[2016 오스트리아&체코] #1-7. 미라벨 궁전 정원을 거닐다

  호텔에 짐도 풀었겠다, 이제 슬슬 밖으로 나가 보자. 지금 시간은 오후 세시 반. 딱히 목표는 없지만 저 멀리 언덕위에 하얀성이 하나 보인다. 아마도 호엔잘츠부르크 성이겠지? 저쪽으로 슬슬 걷다보면 해질녘엔 도착하지 않을까 싶다. 

  잘츠부르크 시내는 그다지 크지 않기에 충분히 걸을만 하다... 라고 다녀온 분들 블로그에 써 있더라. 일단은 걷자. 첫번째 목적지는 잘츠부르크 역과 가까운 미라벨 궁전과 정원(Schloss Mirabell)이다. 

모자를 쓰고 건너야 하는가?

몇 안되는 셀카

  10월의 잘츠부르크는 꽤나 쌀쌀했다. 그나마 맑은 날이었지만, 그늘은 좀 추웠다. 그렇지만 비행기 타고 오는 동안 내내 입고 있었던 옷(맨투맨티+츄리닝+패딩조끼)을 또 입고 나갈순 없지. 셔츠와 청바지로 갈아입고 위에 코트도 걸쳤다(그리고 네 시간 뒤에 추워서 사망).

  구글맵과 도로 중간중간 적힌 이정표를 따라 가니 큰 나무가 하나 보이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걸어가고 있다. 아마 저쪽인가 보다.

가을가을한 공원

쓰러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예전에 첫 해외여행 장소였던 런던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도시 안에 이렇게 푸른 녹지와 공원이 있다는 건 시민들에게 참 행복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한결 삶의 여유가 느껴진달까. 콘크리트 혹은 아스팔트로 덮힌 우리나라의 공원(공터?)과는 사뭇 다르다.

해가 뉘엿뉘엿

오른손과 오른발을 동시에?

  사람들을 따라 걷다보니 희고 길다란 건물이 나온다. 아마도 미라벨 궁전이겠지. 어릴적에 보았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도레미송을 부르던 바로 그곳이다. 사실 그 영화를 봤던 게 초등학생때였으니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이 좋아서 흥얼흥얼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에 국경을 넘어 탈출을 했던가? 커튼으로 옷 만들어 입혔던 장면도 어렴풋이 떠오른다.

미라벨 정원으로 가보자

날개 달린 말이 앙증맞다.

  미라벨 정원으로 들어왔다. 우리가 들어온 쪽은 아마도 궁전 뒷쪽인 것 같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꽃들이 제법 피어 있다. 봄이나 여름에 오면 더 화사하고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베르사유에서 보았던 그런 화려함은 없지만, 나름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이다.

미라벨 궁전 정면

미라벨 정원에서

저 멀리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성

  궁전의 앞쪽으로 돌아 나오니, 꽤나 많은 관광객들이 정원을 거닐고 있다. 중간중간 분수대도 있고, 조각들도 아름답다. 정원 가운데로 곧게 뻗은 가운데 길을 중심으로, 양쪽 정원이 나름대로 대칭 무늬를 만들고 있다. 

분수 앞 세자매(?)

미라벨 궁전을 배경으로

여기 23857372년 전 우리집이었어요~!

  길거리 여기저기서 클래식 공연을 알리는 작은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이곳 미라벨 궁전도 예외는 아니다. 클래식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들이라면 시간을 맞춰 구경을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일단 우리는 패스... 여행 첫날 클래식 공연은 시차적응을 도와주는 굉장한 자장가가 될 것이 뻔하다.

  공연들은 나중에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기간에 와서 몰아쳐야겠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서로 찍어주다 보니 같이 찍은 사진은 없는 그런 신혼여행...

  해가 더 넘어가기 전에 다시 길을 나섰다. 그늘이 지니 점점 추워진다. 더 열심히 걸어야겠다.

  일단 강을 건너가 보자. 


20161016 Gate No.27 by 민군:-)

Nikon D3300 + 18-55mm

gateno27.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