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카지테라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슈리 성으로 향했다. 첫날 일정 중에 가장 궁금했던 장소여서 기대가 컸다.
오키나와가 지금의 일본이 아닌 류큐왕국으로 존재하던 그 시절, 류쿠의 중심지였던 '슈리' 지역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곳. 하지만 2019년 화재로 주요 건물 대부분이 전소해 버린 곳. 그곳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슈리 성 / 1-2 Shurikinjocho, Naha, Okinawa 903-0815
https://maps.app.goo.gl/PfocGuJXV3dRt6sE7
슈리 성 · 1-2 Shurikinjocho, Naha, Okinawa 903-0815 일본
★★★★☆ · 성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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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성은 나하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꽤나 높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었다. 슈리 성 정전 사진을 봤을 땐 평지에 있는 줄 알았는데, 역시나 직접 와 봐야 그 실체(?)를 정확히 알게 되는 법이다.
슈리 성의 입구 격인 슈레이몬(슈레이문, 수례문)을 통과하여 나즈막한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 길, 가이드가 말했다.
과거의 슈리성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요
2019년 화재로 대부분 전소되었다는 뉴스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애초부터 이곳엔 과거 류큐 왕국 시절 건축물은 하나도 없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태평양 전쟁 이후 모든 건물이 파괴되었고, 1992년부터 복원이 시작되어 2019년에 공사가 끝났어요.
그리고 복원 공사가 끝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았을 무렵, 화재가 발생하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
어쨌거나 과거 수백년 전의 건물은 남아있지 않으며, 현재 남아 있는 대부분 건물들은 20세기말 ~ 21세기에 복원된 건물들이라는 얘기. 그나마도 정전을 비롯한 일부 건물은 2019년에 화재로 전소되었으니, 결론은 유료구역을 가더라도 별로 볼 것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었다.
아쉽지만 그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따로 티켓을 구입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내려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여러 개의 문을 통과하며 정전 근처까지 올라왔다. 여기서부터 유료 구역이 시작된다.
예전에 사진으로 봤던 정전의 모습은 일본보단 중국스러운, 뭔가 붉은 느낌이 강했다. 여기 남아있는 건물들도 그랬다. 외관의 색깔이나, 지붕의 모양 등, 과거 류큐 왕국이 일본보단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2026년까지 재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니, 그 이후에 꼭 다시 와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500여 년 전 과거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지금의 모습이 몇 백 년 후엔 다시 역사가 될 테니 말이다.
성벽을 따라 다시 아래로 걸어 내려왔다. 쌀쌀하고 흐린 날씨, 슈리 성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 여행 첫 날의 피곤함 등등이 겹쳐 꽤나 피곤한 오후 시간이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입구에서 단체 사진 한 장을 남겨 보았다.
20240208(목)
슈리 성, 오키나와
SONY A7C + Tamron 28-75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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